Tesito Clinic
Mapo-gu, Seoul

2024

Commercial/198㎡

프론트데스크에 60평쯤 되는 피부과를 만들고 싶다며 찾아온 클라이언트의 태도는 확고했다. 청담동에 있을법한 프라이빗한 피부과도 아니고, 강남과 홍대에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공장형 피부과도 아니었다. “장인 정신도 대량생산도 아니에요. 제가 추구하는 것은 3D 프린터입니다. 비용과 시간을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의 맞춤형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의학 연구와 기업 컨설팅을 오랜 기간 해온 클라이언트에게, 익숙하지 않을 모호함을 제안했다. 병원은 병원인데 병원 같지 않은, 새로운 피부과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 날카로운 브랜딩과 운영 전략 사이의 틈이 되는 공간을 바랐기 때문이다. 이 시도는 물론 쉽지 않았다. 이미 양분된 피부과 시장에는 정답과 같은 공간과 인테리어가 있었다. 그렇기에 해당 제안이 문제없이 기능함을 설득하고 증명해야만 했다.

      경험과 인상
피부과에서 고객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느끼는 곳은 의외로 접수 후 마주하는 대기 공간이다. 대기 유무와 시간은 고객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운영에 필수적인 대기의 인상을 모호하게 만들기로 했다. 소파가 놓여있는 병원의 홀을 없앤 것이다. 대신 햇살이 비치고 학생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리는 창 앞에 순환하는 복도를 배치하고 긴 책상과 개인 의자들을 놓았다. 물 한 잔을 뜨고 가방을 놓은 채 팔을 괴고 잠시 여유를 느끼는 기억이 남길 바랐다.

     중간 쓸모의 공간
클라이언트는 원장실이 없어도 괜찮다고 했다. 고객과 상담은 상담실에서 하면 되니, 혼자 앉아 있을 공간이 필요치는 않은 것이었다. 대신 우리는 한 평 크기인 작은 창을 단 연구실을 제안했다. 맞춤형 시술을 제공하기 위한 클라이언트의 노력과 시간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 의도가 더 큰 진정성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시술실, 상담실 한 칸이 아쉬운 상황에서, 우리는 쓸모가 많지 않을 작은 방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공간이 만드는 특별함은 중간 쓸모의 공간, 바로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피부과에서 꼭 필요한 공간이다.

     재료-섞기
바닥이 우리에게 주는 감각은 특별하다. 우리는 두 층으로 이뤄진 피부과에 각기 다른 바닥 재료를 사용하고자 했다. 고객이 공간에서 두 가지 인상을 모두 느끼고 그 경험을 함께 가지길 바랐기 때문이다. 첫 층에서 마주하는 붉은 테라코타의 타일은 마치 현관, 혹은 오래된 거리의 인상으로 마주한다. 계단을 통해 한 층을 올라가면 부드러운 나무 바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아늑한 감정을 전달한다. 복합적인 경험이 만드는 기억은 ‘피부과 병원’이라는 유형이 아닌 장소의 기억으로 남는다.

     협업의 가치
우리는 디자인 과정을 일련의 대화의 산물로 보았다. 보다 개인적인 것, 혹은 개인의 취향으로 만들어지는 디자인보다는 다양한 협업과 대화를 통해 동일한 가치를 향해 나아갔다. 서비스센터와 브랜딩과 운영을 의논했고, 고가구 전문 제작소인 태가구와 인포데스크와 벤치를 제작했다. 전기홍 작가와 이미지를 작업하고, 판형설계와 공간 사진을 기록했다. 그렇게 모인 작업은 하나의 공간에서 조화롭게 존재한다.



Collaborators

Branding/Visual Identity
     Service Center

Brand Image
     Kihong Jeon

Furniture
     Jinseong Kim

Builder
     Jinhyung Kim
     Samsik Lee
     Seonwoo Jang
     Seonhong Kim
     Seonghwan Kwon
     Taeho Kim

Photograph
     PHSG

Thanks to
     Hyosung Kim/OFF Studio





Drawings


1F

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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